꽃중년 아저씨께서 체력이 많이 늘었다고 칭찬해주셨다.

오리발을 끼고도 IM 200, 400 은 힘들었다.

상급반 사람들이 두명이나 나를 제치고 지나갔다.

실력차이를 새삼 느꼈다.


초보반부터 같이 다녔던 할머니 한 분이 계신다.

내 기억에 평영부터 나와 진도가 많이 갈렸던 것 같다.

그래도 늘 열심히 하셨는데, 지난 달부터 중급1반으로 올라오셨다.

이제 평영은 곧잘 하신다. 접영도 연습을 많이 하신 것 같았다.

속도는 여전히 가장 느리시지만 그래도 끝까지 하셨다.

멋지다.

8시반 수영이 끝나고 9시반 준비체조를 같이 하고 나오는 요즘이다.

그 할머니는 유아용 풀장에서 다음 반 준비체조 음악이 나오는 동안 자유형 발차기를 하신다.

몇번이고 얘기했지만, 발차기만 하는 건 정말 어려운데, 내 기억이 닿는 한, 할머니께서는 매일 유아용 풀장에서 발차기를 연습하다가 가셨다.


새삼 요즘 되뇌고 있는 말을 다시 떠올렸다.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오늘은 팔 돌리기와 발차기를 중점적으로 했다.

토나올 뻔.


팔은 이제 18번 정도면 25미터를 간다. 조금 더 효율적으로 하려면 연습이 필요하겠다.

발차기는 한참 모자르다. 아주머니 한분을 끝까지 못따라갔다.


너무 팔에만 신경쓰지 말고 발차기도 신경쓸 것.

발차기 연습이 위주였던 오늘의 수영.

발차기가 팔 풀링 동작에 걸림돌이 되지 않으려면 허벅지 전체를 흔들어야 하는데 역시나 쉽지 않다.

팔만 신경쓰다가 다리가 망했다던 수영인들의 후기가 많았으니 착실히 연습해야지 싶다.


자유형 대시가 많이 좋아졌다. 

송해 닮은 아주머니를 가볍게 이겼다.

연습한 보람이 있다.

어제는 거진 5시간 정도밖에 못자서 수영을 빼먹었다. 여독도 아직 풀리지 않았고 말이다.

그리고 충분한 수면이 없다면 근육이 회복이 안된다는 기사를 보았다.

따라서 앞으로의 수영 계획은 수면을 6시간 이상 했을 때만 가는 것으로!

오늘은 오리발, 느즈막하게 도착했다.

배영 발차기 열바퀴를 돌고,

자유형 발차기에 평형 돌고,

접영 킥으로 팔은 접영 한 번 평형 한 번 하며 돌고.

수영이 끝나갈 때쯤 어떤 아주머니 한 분꼐서 왜 이렇게 늦게왔냐고 물어보셨다. 

괜히 머쓱해서 둘러댔다.


수영이 끝나고 샤워를 한 뒤 정신없이 머리를 말리고 있을 때였다. 초급반부터 같이 올라온 한 경상도 아저씨께서

'참, 보면 늘 꾸준해' 라고 하셨다.

일어나기 귀찮아 한참을 뒤척이다 나왔던 것이 조금 민망해졌지만, 그래도 잘 이겨내고 나온 내가 대견스럽기도 했다.

올해 들은 칭찬중에 가장 기분 좋은 칭찬이 아닐까 싶다. 


늘 꾸준할 것.

남은 내 연구실 생활도 그렇게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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