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킹의 원작 소설 it 의 TV 버전은 27년 전 방영했었고, 

이제 다시 영화로 27년만에 돌아온 페니와이즈.


예고편이 너무 인상깊어서 공포영화를 싫어하는 가현이도 선뜻 보러 가자고 했던 영화였다.



단순히 영상미가 좋은, 스토리 탄탄한 공포영화일 것이라 생각하고 앉았던 우리의 입은 정확히 10분만에 떡 벌어졌다.



스토리를 여기에 다 풀어낼 순 없지만,

박평식 평론가의 말처럼, 어쩌면 아이들은 알아서 잘 큰다, 로 딱 잘라내기에는

나에게 큰 의미로 다가온 영화였다.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생각들을 하며 힘들어하고 있는 요즘,

It 을 보면서 영화보다는 내 삶에 대해 더 많은 생각을 했다.


나는 나의 페니와이즈를 마주하지 않고 있다는 것.

마주하지 않은 채 상상만으로 만들어내는 공포에 짓눌리고 있다는 걸 영화를 보다가 떠올렸다.


공포영화를 보다가 응원을 받았다.


생각이 많아지고, 겁이 많아지면, 그렇게 나이를 먹어버린다면,

결국 영화에서 처럼 무기력하고 어딘가 틀어져버린 어른이 되어버릴 거야.

그러니 이 아이들처럼 절실한 마음으로 마주하렴.


속편을 예고하며 끝이 났지만,

나에게는 앞으로 마주할 나날들이 It의 후속편이다.


마주하면, 힘껏 휘두른 꼬챙이로 페니와이즈를 떨쳐낼 수 있음을 잊지 말자.

존윅포스터

1편에서는 개와 차를 훔쳐갔다고 조직을 아작 내더니, 2편에서는 집이 날아간다.
그 뒷감당은 알아서 상상하시라.

존윅 1을 보게 된 게기는 다름이 아니라 유투브 채널 빨간도깨비라는 분의 존 윅에 대한 소개 영상 덕분이었다. 기존의 본 시리즈에서 파생된 정신없는 액션씬에 눈이 피로했던 사람이라면 스턴트맨 출신의 감독들이 뽑아내는 액션씬에 환호를 지르게 되리라. 라는 것인데.

<빨간도깨비 - ‘존윅의 액션, 괜히 특별한게 아니었어>

스토리를 과감히 버리고, 버리고 또 버린 뒤, 담아내는 액션씬은 정말 압권이다.
‘건푸’ 따위의 구린 이름보다 ‘존윅’이라는 캐릭터 이름을 그대로 따는게 훨씬 나았을 텐데, 싶지만 한 프레임 안에서 맞아 떨어져가는 액션을 보고 있으면 우와 소리가 절로 나온다.

2편에서는 액션을 두 배로 넣었다고 한다. 스토리는 더 축약되었고, (1편 요약 및 복수의 계기 심어주기) 정말 화려한 액션들이 화려한 장소들에서 펼쳐진다.

존윅의 액션에선 또 특이한 점이 하나 있는데, 주인공이 전설로 불림에도 불구하고 참 힘겹게 싸워나간다는 점이다. 한 프레임 내에서 타격과 피격을 모두 보여주려다 보니 액션씬의 호흡이 길고 합도 엄청 맞춰봤을테고, 한 번의 NG는 다시 그 긴 호흡을 소화해야 했을테니 주인공이 기백명을 처리해가며 지칠 수 밖에. 그런데 그게 관람객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진다.

또, 정형외과 수술방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는 와이프의 친절한 설명을 들어보니 주인공이 적을 제압하는 무술들이 참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총을 쏠 때 발등이나 정강이, 허벅지 따위를 쏘는 게 아니라 도가니를 날리고 (일어서기 힘들다고..), 총을 뺏을 때에도 손목따위를 치는 것이 아니라 팔꿈치와 어깨 사이의 뼈를 부러뜨리는 등의 치밀함이 녹아 있다고 한다.

액션 영화에 관심이 많았던 분이라면 두손들고 환영할 영화,
잘 모르신다면 저 위의 빨간도깨비님의 동영상을 한 번 보고나서 존윅1을 복습하신 다음 관람한다면 액션의 새로운 세계의 눈을 뜰 영화다.

개봉관이 열악하다.

4DX
강추.

공조

공조포스터

유해진은 유해진. 현빈의 이미지 변신은 계속된다. 1박 2일 구탱이형은 광식이 보다 악역이 천직인 듯.

Danish Girl

포스터

에디 레드메인의 미친 연기를 보기 위해 벼르고 벼르다 봤다. 첫 번째로 현대식 성전환 수술을 성공한 에이나르 베게너/릴리 엘베 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인데, 뒤로 갈수록 게르다에게 너무 일방정인 희생만 요구하는 릴리가 너무 미워서 꼴뵈기 싫어지기까지 한다. 실화는 그나마 낫긴 해서 위안이 된다.

에디 레드메인의 섬세한 연기는 진짜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이미 예고편에서 충분히 각오(?)를 하고 봤음에도 계속 감탄을 하며 봤더랬다.




류승완은 경지에 올랐다, 류승완이 잘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

라는 평들이 제일 와닿았다.


어이가 없네 라는 장면이 어이가 없는 것 빼고는.


황정민의 황정민. 유아인의 똘끼. 유해진의 비굴함. 천호진의 무게와 오달수의 능글맞음.

영화의 모든 분노는 바로 정웅인의 불쌍갑 연기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