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정은 '상류엔 맹금류'

  숨이 턱 막혀오는 가난을 함께 이겨내가는 '제희'의 가족을 바라보는 내 심정은 주인공의 그것과는 미묘하게 달랐다. '제희'만큼 힘들지 않은 환경 속에 '제희' 만큼이나 부담을 느낀 나는 지긋지긋한 가난과의 쉐도우 복싱 끝에 미래를 낙관하지 못하는 비관주의자가 되었다. 이 단편의 화자와 마찬가지로 ㅡ 혹은 그와는 반대로ㅡ 나는 도망쳤고, 지금은 어쩌면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를 품에 안고 살아가고 있다.


- 조해진 ' 빛의 호위'

그러니까 내게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반장, 네가 준 카메라가 날 이미 살린 적이 있다는 걸 너는 기억할 필요가 있어. (64p)

세상에는 진실 이외의 것보다 더 질실에 가까운 것이 있다. (65p)


- 윤이형의 '쿤의 여행' 은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다.


- '창 너머 겨울'은 화자의 곁에 붙어 보며 흥미롭게 읽었다.


- '이상한 정열'과 '산책' 도 그리 와닿지는 않았다.


- 최은영의 '쇼코의 미소' 는 한 곳에 묶여 살아가는 화자들의 모습 때문에 인상깊게 읽었다. 어쩌면 꿈이라는 허영을 쫓는다는 명목하에 많은 소중한 것들을 놓치며 사는 것은 아닐까.


- 전체적으로 젊은 이들이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생생하게 전달한 작품들이 많았다. 중년의 이야기나 결혼 생활에 관한 이야기들에 크게 감흥이 없는 것은 내가 어려서인지 작가가 젊어서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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