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휴를 맞아 고향인 부산에 다녀왔다.

내려가는 기차야 여유가 있어 어떻게든 구했는데 문제는 돌아오는 기차.

남은 좌석이라곤 영화칸 밖에 없어서 생각에도 없던 KTX 영화객실을 이용하게 되었다. 

우리가 봤던 영화는 "위크엔드 인 파리"

영화 객실에 타기 전에는 영상이 어디에 상영될지, 소리는 어떻게 듣는 것인지 잘 상상이 되지 않았는데

들어가보니 객실 한 가운데에 천장으로 접어 올릴 수 있는 스크린이 있었고 열차 방향마다 빔 프로젝터가 설치되어 있었다.

소리는 별도로 이어폰이 제공된다거나 그런게 아니라 스피커가 뙇.

구포-서울 올라오는 동안 언제쯤 영화가 상영되나 보았더니 동대구 지나면서 부터 객실에 불이 꺼지는거다.

이거 은근 괜찮았다.

그동안 혼자 아이패드나 노트북으로만 영화를 보다가 이렇게 큰 화면으로 불도 다 끈 채 보니 한 번쯤은 경험해볼 만 하다.


KTX 시네마는 이쯤 하고, 영화로 돌아가보면, 비포 선라이즈의 노년 모습이랄까.

하지만 비포 선라이즈의 감성까진 가지 못하고 그냥저냥 볼만한 정도다.

할머니도 귀엽고 할아버지도 귀엽다.

우리 삶은 어쩌다 이리 되었을까,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서로가 있지 않느냐, 정도가 줄거리겠다.

보고나면 귀염터지는 노부부의 모습에 미소가 지어지는 영화.


할아버지의 모습이 어쩌면 내 모습이 될지도 모르겠단 생각에 이래저래 감정 이입이 조금 되기도 했던 것 같다.

우리 삶은 어쩌다 이리 되었을까 한탄하기 전에 열심히 현재를 일구자 싶기도 했다.

뒤 돌아보고 게으르게 살았다는 생각이 들지 않게 무엇을 하기로 했다면 꼭 하고 마무리까지 할 수 있게. 그렇게 살자.




위크엔드 인 파리 (2014)

8.1
감독
로저 미첼
출연
짐 브로드벤트, 린제이 던컨, 올리 알렉산더, 브라이스 보지어, 제프 골드블룸
정보
로맨스/멜로, 코미디 | 영국 | 99 분 | 2014-05-01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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