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색 잉크의 사용량이 생각보다 많아서 새로 하나 살까 하다가 

책상 한 켠에 놓여있는 펠리칸 4001 블루블랙 병잉크를 다시 꺼내들었다.


사실 만년필로 필기하는 양 자체가 많지 않아서 ㅡ 전체적으로 손으로 글씨를 쓰는 양도 적은 편이다 ㅡ 병잉크가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데,

이 블루블랙 잉크도 다 못쓸 것 같아서 30ml 로 산 것이었다.


나는 지름신, 뽐뿌신이 온 뒤에 현자타임 비슷한 것이 뒤따르는 편인데, 

한동안 받았던 만년필과 잉크 지름신을 물리치고 나니 지금 있는 것들이나 잘 쓰자는 결론을 내렸다.


내가 만년필을 처음 쓰기 시작했을 때 처음 샀던 병잉크.

원래 쓰던 건 만년필을 막 쓰기 시작한 후배에게 줬었고, 이 건 그 이후에 블루블랙이 아쉬워서 새로 산 것.


비싼 잉크를 쓸 엄두는 아직 나지 않는다.

만년필 역시 그러하다.


그러니까 다시,

있는 것들이나 잘 쓰자.

충분히 쓰다가 '필요' 해지면 사자.


지름신 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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