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이상으로 북적였던 애플샵과,

검색 없이 들렀던 취향 저격의 카페,

그리고 라미 미니언즈 한정판

나는 조금이라도 줄을 치거나 써내려갈 일이 있을 때 책상 위에 만년필과 연필을 꺼내어 둔다.
허세 때문도 아니고, 많은 사람들이 얘기하는 ‘아날로그’에 대한 향수는 더더욱 아니다.
과거에 써본 적도 없는 만년필에 무슨 향수가 있겠는가. 연필은 오히려 벗어나고 싶어 안달이 났던 필기구였다. 친구들의 제도 샤프들이 어찌나 멋있어보이던지.

학용품의 쓰임 자체가 줄어든 지금에도 굳이 이 필기구들에 욕심을 내는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바로 이 필기구들이 가지고 있는 ‘매력’ 때문이다.
만년필의 경우 손에 힘을 빼고 손목만을 이용해 글씨를 써내려 갈 때 - 이것이 올바른 만년필의 사용법인데 ‘별에서 온 그대’의 도민준씨는 (비싼) 만년필을 꾹꾹 눌러 써서 많은 만년필 애호가들이 기겁을 했다고 - 의 느낌은 써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그 느낌을 조금이나마 체감할 수 있는 영상을 얼마전에 ‘문방삼우’ 카페에서 보게 되어 여기에 링크를 남긴다.

연필의 경우에는 사실 손 그림을 그릴 때 쓰기 시작했다가 사각거리는 소리에 빠져
아이디어 스케치 및 책에 밑줄 긋기, 메모 등에 사용하고 있다.
예전에는 심이 뭉툭해지는 것이 그렇게도 싫어서 샤프를 찾았는데, 이제는 연필로 그을 수 있는 일정하지 않은 선이 너무 좋은 거다.

일전에 연필에 대해 검색을 하다가 블로그에서 적혀있던 글이 연필의 매력을 잘 설명해준다.

연필을 쓰면 그 날 얼마나 노력했는지 눈으로 볼 수 있다.

아마 이런 매력들이 요즘 이 필기구들을 문구 덕후들(나를 포함해서)이 찾는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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