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가 더뎌 한 권을 읽어낼 때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편인데,

단숨에 쭉 읽어 내려갔던 재미있는 소설이다.

삶을 갈아타(?)는 매력적인 소재와 주인공의 심리와 행동에 대한 생생한 묘사 덕에

주인공과 호흡을 같이 하며 읽었다.

주인공이 지루해 할 땐 지루하게, 긴박할 땐 긴박하게,

사진에 집중할 땐 같이 집중하기도 하고.

사진을 좋아하는 나에겐 사진 이야기들도 엄청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제대로 사진을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불을 다시 지폈다.

*여러 가지 짐에 눌려 못하던 것들을 석연치 않은 계기로 시작하고 펼치고 누린 주인공의 삶이 결국 다시 클리셰로 돌아간 주인공.

새로 시작할 수 있다는 쥐똥만한 희망과 과거에 대한 집채만한 미련을 가진 주인공이 언제까지 '어쩔 수 없음' 으로 버틸 지는 독자의 상상에 달린 것이겠지만, 이런 전환의 기회를 같이 맛보게 해주었던 매력적인 책이다.



빅 픽처

저자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출판사
밝은세상 | 2010-06-1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이루지 못한 꿈이 당신의 정체를 바꾼다!조국에 대한 비판적 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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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고와 이쑤시개

저자
존 헤스켓 지음
출판사
세미콜론 | 2005-11-04 출간
카테고리
예술/대중문화
책소개
디자인의 관점에서 우리 삶을 엿보는 책. 저자는 우리 일상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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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년이었던가 LG CEO 수업에서 소개 받았던 책 중 한 권이다.

늘 궁금하기도 했고 관심이 있는 분야인데다가 마침 책 분량도 적고 해서 빌렸더랬다.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를 개념에서부터  역사, 이해를 위한 다양한 관점까지 너무 무겁지 않은 선에서 정리했다. 

디자인 전공자가 아니라도 한 번쯤은 읽어봄직 하다.



2004년에 쓰여진 책이었다.

9년전 디자인에 대한 인식은 이러했나보다.

하지만 오늘날의 디자인은 그 중요성과 역할이 확실해졌고, 단순히 디자인에만 치우치지도 기능에만 치우치지도 않는다. 디자인과 개발 사이의 간극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그 어느 쪽도 한쪽은 경시하지 않는 풍토가 조성되어 있다.


디자인을 이해할 때 역시 수직적인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한다.

이는 박경철이 자기혁명에서 얘기했던 이학의 개념과 같다. 

엔지니어의 입장에서 디자인에 대해 늘 고민해야 하는데, 

이렇게 학문의 접근 방식이 비슷하다면 조금 더 이해가 편하지 않을까 싶다.

멀리 떨어진 학문이 아니며, 제품 개발을 위한 사람이라면 꼭 고민해야 되는 부분이니,

이런 책을 통해서 디자인에 대한 이해를 넓혀나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저자
하야마 아마리 지음
출판사
예담 | 2012-07-20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인생에서의 마법은 끝이 있다는 것을 의식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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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선물하기 위해 서점을 들렀다가 제목에 끌려 충동적으로 구매했다.

아무래도 스물아홉 이라는 글자 때문이었다. 

나는 새롭게 살아보기로 다짐한 나이인데, 이 사람은 왜 1년 후 죽기로 결심했을까.


스스로의 삶에 방관했던 한 여자가 문득 스스로를 비참하게 느끼게 되고, 목숨을 끊으려는 찰나,

티비에서 흘러나오는 라스베거스 광고를 보고는 적어도 '꿈 같은 라스베거스를 누려본 뒤 죽자' 는 다짐을 하며 겪게 되는 변화를 세세하게 적어내린 책이다.

사고보니 본의아니게 또 자기계발서였다. 그래도 나름 내가 내린 결정들과 주인공이 내리고 느낀 것들이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이 많아 편하게 읽어내려갔다.


- 가끔은 '아무런 열정도 설렘도 없는'사람이 공부를 잘하는 경우가 있다.


- "세상은 널 돌봐줄 의무가 없다. 그리고 너에겐 어떤 일이든 생길 수 있다."


- "가진 게 없다고 할 수 있는 것까지 없는 건 아니지."


- "가족이든 친구든 자기 주변 사람들을 소홀히 여기면 결국 인생이란 게 비극으로 치닫게 돼."


- '자기 무대'를 가진 사람 특유의 자시감과 지속적인 당당함, 그런 것들이 나에게는 없다. 외톨이는 사람들로부터 소외됐기 때문이 아니라, 자기 무대를 만나지 못했기 때문에 외톨이인 것이다.


- 두려움이란 건 어쩌면 투명한 막에 가려진 일상인지도 모른다. 그 투명 막을 뚫고 들어가기 전까지는 미치도록 무섭지만, 정작 그 안으로 들어가면 여전히 아무렇지도 않은 또 하나의 평범한 세계가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 길 위에 올라선 자는 계속 걸어야 할 것이다. 안주하는 순간 길을 잃을지도 모르니까.


- "닥치는 대로 부딪쳐 봐. 무서워서, 안 해본 일이라서 망설이게 되는 그런 일일수록 내가 찾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


- '적의 행군을 막으려면 술과 고기를 베풀어라.' 그게 무슨 말인지 이제야 알 것 같아. 평생의 꿈을 가로막는 건 시련이 아니라 안정인 것 같아. 현재의 안정적인 생활을 추구하다 보면 결국 그저 그런 삶으로 끝나겠지. 


- 옷만 제대로 입어 줘도 마음의 자세가 엄청나게 달라진다는 그 분명한 진실을 이제 나는 알고 있다.


-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게 있잖아. 가슴속에 아주 분명한 무언가를 품고 있으면 반드시 표시가 나게 돼 있어. 사람들은 그런 힘에 마음이 끌리거든."




행복은 혼자 오지 않는다

저자
에카르트 폰 히르슈하우젠 지음
출판사
은행나무 | 2010-08-30 출간
카테고리
자기계발
책소개
행복은 머물지 않고 지나간다, 다행히도!독일에서 가장 웃기는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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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두번째 책. 유머가 드글드글하다. 뻔한 얘기들도, 의외의 얘기들도 가득 실려있다. 계발서니 행복에 대한 책이니 다 지겨운 사람이라도, 무언가 찌들어 있다는 생각에 조차 찌들어 있는 사람들에게 강추.


- 행복을 전하기 위해 행복에 관한 책을 썼지만, 정말 행복이 절실하게 필요한 이들이 과연 이 책을 읽을 것인가?


 : 소아과 의사시절

   자기 아이를 꼬박꼬박 예방접종 맞추러 데려오는 사람들은 자녀를 잘 돌보는 부모이기 때문에 의사가 별 필요없다. 역시 건강한 삶을 위해 건강TV 프로그램을 챙겨보는 사람 역시 마찬가지다. 결국 늘 잘못된 대상을 붙들고 사설을 늘어놓고 있는 셈이다. 이미 제 발로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교회를 찾아온 사람들에게 설교하려는 설교자처럼 말이다. 전화 마케팅으로 보청기를 판매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지.


- 행복의 반대말은 아무것도 느낄 수 없는 상태이다.


- 네잎 클로버의 특징은 단 한가지, 세잎 클로버보다 드물다는 것. 우리는 스스로 행복을 보기드문 대상에 연결시키고선 자주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고 억을해한다.


- 시간이 흐를수록 영혼은 생각의 색깔로 물든다. by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 휴식이란 힘든 일을 해치우고 맞이할 때만 좋은 법이다.


- 몰입(flow)의 핵심은 집중. 일에 완전히 집중하여 무아지경에 이른 상태, 즉, 능동적 수동성이다.


- 배부름은 안주하게 한다. 배부른 사람보다 배고픈 사람이 많을 때 혁명은 일어난다.


- 우리는 작은 행복에 만족하다간 큰 행복을 놓치게 될까봐 수많은 작은 행복의 순간들을 그냥 흘려보낸다. 그리고 큰 행복만 기다린다.


- 화는 나누면 두 배가 된다. 부정적 감정들은 우리가 어리석은 일을 하지 않도록 경고하고 과부하를 예방해주지만 일단 메시지를 이해하고 난 다음에는 더이상 그런 감정 자체를 키울 필요가 없다. 자주 화를 내면 더 쉽게 끓어 오른다. 화가 다니는 길이 닦이는 것이다. 


- 화를 내지 않으면 화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 우리가 '성공'으로 정의하는 것은 나이와 상당부분 관계가 있다. 인생은 돌고 돈다. 1살짜리 아기의 성공은 대소변을 가리는 것이고, 25세에는 성행위, 50세에는 돈이 성공이며, 75세에는 여전히 성행위를 하는 것이, 그리고 90세에는 다시 대소변을 가리는 것이 성공이다.


- 보유효과 (Endownment): 사람은 자신이 소유한 물건을 자기 소유가 아닌 비슷한 물건보다 더 귀중하게 여긴다. by Richard Thaler


- 거지는 백만장자를 부러워하지 않는다. 자신보다 조금 돈이 많은 거지를 부러워할 뿐. by Bertland Russell


- 우리는 자기 자신에게 타인으로부터 들었다면 절대로 용납 못할 말들을 스스로에게 퍼붓는다. 우리가 자신을 남보다 못하다고 여기는 이유는 우리가 남들보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 더 많이 알기 때문이다.


- 우리는 누구나 강점과 약점이 있다. 많은 이들이 자신의 모자란 부분을 채우기 위해 애쓰지만 열심히 개선해봐야 중간 정도에 그칠 뿐이다. 반면 자기 강점을 더 강화시키면 최고가 될 수 있다.



아웃라이어(OUTLIERS)

저자
말콤 글래드웰 지음
출판사
김영사 | 2009-01-27 출간
카테고리
자기계발
책소개
'특별한 기회'와 '역사문화적 유산'의 두 측면에서 상위 1%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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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는 것에 대한 욕심을 버리기로 한 새해에 처음 끝낸 책이 아웃라이어 라는 아이러니.

워낙 매체나 지인의 입을 통해 들어온 얘기들이라 새삼 새롭게 다가오지는 않았지만, 이 아저씨는 정말 이야기꾼이다.
이야기가 꼬리의 꼬리를 물듯이 진행된다. A를 얘기하다 B와 C를 얘기하고, B와 C를 비추어 볼 때 A의 이유가 바로 A' 이다! 라는 식이다.

[1부 - 기회]
- 캐나다의 1월생 하키 선수들이 많은 이유는 선수 선발 시기를 기준으로 봤을 때 가장 오래 연습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 성공한 사람들은 자신의 일에 적어도 1만 시간을 투자했다는 점. 그리고 그들이 태어난 시기가 그들이 하려했던 일과 잘 맞아 떨어졌다는 점.
- 지능 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는 것. IQ로는 측정할 수 없는 상상력의 힘과, 이들의 지식(능력)을 발휘할 환경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실용적 지능이 그들의 성공을 좌우했다는 것. 그리고 이러한 실용적 지능은 이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공동체 생활을 충분히 겪었을 때 가능하다는 것.
저자는 이 차이가 경제적으로 그리고 스케쥴 상으로도 지원이 가능한 환경일 때 발전했다는 논거를 들어놓고 끝에는 말을 바꾼다. 무튼 이런 가정환경에 있는 사람이 자신이 누릴 수 있는 권리를 무리없이 획득할 수 있다고 한다. 가난하고 교육이 덜 된 집안환경에서 자라는 경우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는데 소극적 태도를 보이며 결국 이는 자신의 능력을 펼칠 기회를 만드는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
'자연 양육'이 '집중 양육'과 어떻게 차이나는지 읽다가 내가 '자연 양육'에 가까운 것 같단 생각에 조금 더 흥미롭게 읽었다.
144p 
혼자서 성공하는 사람은 없다. 그들의 성공은 특정한 장소와 환경의 산물이다.
155p 
그들은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겠다는 희망따위도 없이 앞날이 뚜렷하지 않은 분야를 선택했다. 하지만 그들이 선택한 분야에서 그야말로 붐이 일어났고, 그들은 이미 1만시간의 훈련을 치른 다음이었다. 그들은 완벽하게 준비가 되어 있었다.
165p 
성공에 반드시 필요한 기회가 늘 우리 자신이나 부모에게서 오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살고 잇는 시대로부터 온다. 역사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특정한 시간과 공간 속의 특별한 기회에서 오는 것이다.

[2부 - 유산]
- 특정인의 성격, 행동 양식은 그 사람의 정서적 안정, 지적 수준, 신체적 요소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206p
문화적 유산의 힘은 강력하며 뿌리깊게 박혀있어 오래도록 지속된다. 또한 문화적 유산은 세대를 넘어 지속되는 것은 물론 그것을 탄생시킨 경제적, 사회적 배경이 소멸된 이후에도 살아남는다. 나아가 우리가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을 결정함으로써 우리의 태도와 행동을 결정한다. 이러한 행동은 사회적 유산을 통해 세대를 뛰어넘어 전달된다. 억양이 시간의 흐름을 넘어 전해지는 것처럼 말이다.
283p
성공은 대개 보통 사람이 30초만에 포기하는 것을 22분간 붙잡고 늘어지는 끈기와 지구력, 그리고 의지의 산물이다.


책을 다 읽고나서 들었던 첫 생각은 성공에 관한 것이 아니라 수치를 다루는 것에 관한 것이었다.

통계 자료를 이런 식으로 활용할 수도 있구나,
혹은, 생각지도 못한 것들을 논거로 끌어오기 까지 많은 공부가 있었구나 싶었다.

그러다 쉽게 동의하지 못하는 주장이 있어, 
'어라? 앞에 이야기들도 덮어놓고 다 맞다고 보긴 힘들 수도 있겠는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사한 자료가 충분치 못해서인지 다소 엉뚱한 주장을 하는 것을 보며,
문득 논문을 써내는 것은 어떤 것인가에 대해 생각했다.

보통은 주장을 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실험 결과를 분석한 내용을 써내려 간다.
그렇다면 이 실험 결과들은 
의미있는 수치를 발견해낸 것인가, 아니면
수치를 분석해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인가가 되는데, 이 둘은 생각 이상으로 큰 차이가 있다.

전자든 후자든 아웃라이어에서와 같은 오류를 범할 수는 있지만
후자쪽이 조금더 무언가 억지로 쥐어짜는 느낌이랄까.

쥐어짜지 않기 위해 의도한 대로 시나리오를 구성해서,
새로운 주장을 읽는 이도 큰 어려움 없이 이해할 수 있는 논문이 좋은 논문이라고 생각하는데,
요즘 내가 쓰려는 논문은 과연 어떤 쪽에 가까운가.

욕심이 있으니,
조금은 경계하며 써내려가자,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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