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의 독서량이 적은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야기를 소비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는 것이다.

책이라는 것의 무게감에 짓눌려 영화를 보는 것처럼 노래를 듣는 것처럼 책 역시 이야기를 소비하는 것인데 우리네에겐 이상하리만치 익숙하지 않다.

책이 우리나라 사람에게 이만큼의 무게를 가지게 된 연유를 딱 하나 꼬집을 순 없다.

글은 식자들이나 보는 것이라 여기던 근대까지의 풍속 때문일 수도 있고,

수능 문제 풀이에만 급급한 입시 제도 때문일 수도 있다.

어쩌면 이 두 가지가 연계되어 전 세대에 이어 현세대까지 이어져 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 대한 서론이 이리 길어진 이유는 다름 아닌 이 책이 이야기를 소비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잘 보여주는 유형의 책이기 때문이다.

'오빠가 돌아왔다'는 책 제목과 같은 단편이 수록되어있는 단편 모음집으로,

한편 한편이 마치 단막 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소소하고 개성 있는 얘기들이 재미있게 펼쳐져 있다.

특히 일상에서 겪을 수 있을 법한 일들이 묘하게 일상에 어긋난 사건들과 겹쳐져 있어 더 재미있었던 것 같다.


김영하의 다른 책들도 찾아 읽어볼 것 같다.

새로운 작가를 알았을 때에는 신간 말고 역시 데뷔작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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