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드비코의 만화-영화,
큐브릭,
누군가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이런 이유들로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영화가 한 번 쯤은 보고 싶었는데
이런 식으로 보고 싶고 읽고 싶은 것들이 어디 내게 한 두 개 라야지.

어쨌든, 영화를 구해 두고는 미루고 미루고 또 미루다가 주말에 재생했다.
맞는 자막을 구하지 못해 자막 싱크 조절과 씨름을 하며 보긴 했지만,
첫 장면부터 너무 강렬해서, 계속 볼 수 밖에 없었다.
아니, 첫 장면은 커녕, 배급사 및 감독 소개하는 크레딧이라고 하나 여튼 그거부터.
(새 빨간 배경으로 시작해서 영화 파일에 문제가 있는 줄 알았다.)
주인공인 알렉스가 오른쪽 눈에 속눈썹을 아래로 향하게 눈 아래에다 붙인 채 기묘한 표정으로 기묘한 곳 앉아있다.

줄거리는 커녕 장르도 모르고 보기 시작해서 그런진 몰라도 더 신기했던 것 같다.
영화를 보고 나서 야릇한 기분에 이런 저런 리뷰들도 찾아봤는데, 역시 그냥 내가 느낀게 더 중요하지.
예술 작품은 만든 이의 손을 떠나면 더이상 그의 것이 아니라지 않는가.

무튼, 간단히 얘기하면 인간의 본성은 바꿀 수 없다는 것.
원작과는 다른 결론이라 원작자가 많이 마음에 안들어 했다고도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영화가 더 마음에 든다.

1971년에 상상해낸 2001년 (레코드 가게에 놀러가는 장면에 그렇게 적혀있었던 것 같다.)의 모습은
생각보다 촌스럽지 않으면서도 (일부러 그렇게 촌스럽게 한 것 같기도 하고)
지금의 모습들을 반영하고 있기도 하는데 비교해보면서 영화를 보는 재미도 있었다.

사람의 본성에 대해서 한 번쯤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재미있는 영화였다.
스탠리 큐브릭의 다른 작품들이 궁금해졌다.

ps. 예쁘장하게 생긴 주인공 필모그래피를 찾아봤더니 멘탈리스트에 나오는 사이비 교주! 으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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