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의 독서량이 적은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야기를 소비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는 것이다.

책이라는 것의 무게감에 짓눌려 영화를 보는 것처럼 노래를 듣는 것처럼 책 역시 이야기를 소비하는 것인데 우리네에겐 이상하리만치 익숙하지 않다.

책이 우리나라 사람에게 이만큼의 무게를 가지게 된 연유를 딱 하나 꼬집을 순 없다.

글은 식자들이나 보는 것이라 여기던 근대까지의 풍속 때문일 수도 있고,

수능 문제 풀이에만 급급한 입시 제도 때문일 수도 있다.

어쩌면 이 두 가지가 연계되어 전 세대에 이어 현세대까지 이어져 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 대한 서론이 이리 길어진 이유는 다름 아닌 이 책이 이야기를 소비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잘 보여주는 유형의 책이기 때문이다.

'오빠가 돌아왔다'는 책 제목과 같은 단편이 수록되어있는 단편 모음집으로,

한편 한편이 마치 단막 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소소하고 개성 있는 얘기들이 재미있게 펼쳐져 있다.

특히 일상에서 겪을 수 있을 법한 일들이 묘하게 일상에 어긋난 사건들과 겹쳐져 있어 더 재미있었던 것 같다.


김영하의 다른 책들도 찾아 읽어볼 것 같다.

새로운 작가를 알았을 때에는 신간 말고 역시 데뷔작부터.




책 읽기가 더뎌 한 권을 읽어낼 때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편인데,

단숨에 쭉 읽어 내려갔던 재미있는 소설이다.

삶을 갈아타(?)는 매력적인 소재와 주인공의 심리와 행동에 대한 생생한 묘사 덕에

주인공과 호흡을 같이 하며 읽었다.

주인공이 지루해 할 땐 지루하게, 긴박할 땐 긴박하게,

사진에 집중할 땐 같이 집중하기도 하고.

사진을 좋아하는 나에겐 사진 이야기들도 엄청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제대로 사진을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불을 다시 지폈다.

*여러 가지 짐에 눌려 못하던 것들을 석연치 않은 계기로 시작하고 펼치고 누린 주인공의 삶이 결국 다시 클리셰로 돌아간 주인공.

새로 시작할 수 있다는 쥐똥만한 희망과 과거에 대한 집채만한 미련을 가진 주인공이 언제까지 '어쩔 수 없음' 으로 버틸 지는 독자의 상상에 달린 것이겠지만, 이런 전환의 기회를 같이 맛보게 해주었던 매력적인 책이다.



빅 픽처

저자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출판사
밝은세상 | 2010-06-1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이루지 못한 꿈이 당신의 정체를 바꾼다!조국에 대한 비판적 관점...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삐날씨의 소개로 알게 된 책.
벼르다 벼르다 충동적으로 부산 가는길에 사서 보았다.

단순한 연애물일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

생각 이상으로 비판적인 시각으로 써내려갔고,
젊은 날의 초상이 닮겨있는 소설.

개인적으론 마무리가 마음에 썩 들진 않았지만,
풀어나가는 과정이 엄청 마음에 들었다.

어쩐지 호밀밭의 파수꾼이 생각났고,

어쩐지 나의 과거를 돌아보게 했다.

나의 마음으로 말미암아 <빛>났을 그 사람에게 <요한>이 되어주고 싶었으나,
나 역시 <요한>을 필요로 했던 그 때가 말이다.

삶이라는 것은 항상 <HOPE>가 꺼져가듯 눈 앞에 아른거리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생각할 것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게 만들었던 책.
지금은 동생 내외(?)가 읽는 중.

죽은왕녀를위한파반느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 한국소설일반
지은이 박민규 (예담,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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