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캠프를 보는데 김창완 아저씨가 했던 말이 기억에 남는다. 미래를 걱정하며 힘든 사춘기를 보내는 청소년들 에게는 “인생에 과녁을 함부로 걸지 마라. 지금은 꿈을 다 이루었다고 하기에도 어린 나이이고 아직은 쏴야될 화살이 많다. 과녁이 아직 어디있는지도 잘 모르지 않느냐. 주변에서 만들어주는 틀에 얽메이지 마라.” 라고 얘기했다. 그리고 자신이 젊은 시절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매일 술만 마시던 때를 이야기 해주며 이렇게 말한다.

    

사실 그때는 나를 갉아먹는 시간이었는데… 사실은 세상을 원망하죠. 세상을 원망하는 것보다 더 심한 건 자기 학대예요. 자기 모멸감에 빠지고 그러다 보니 술에 빠지게 되고. 그런 악순환으로부터 벗어나는 건 정말 힘들어요. 자기가 자기를 미워하는 것 만큼 힘든 일은 없거든요. 근데 그런 과정에서조차 스스로를 성숙시키는 일이 일어나요. 이렇게 한 생명이 한 생명을 무시해도 되는가 하는 자각이 일어나요. 그러면 그 생명이 자각을 합니다. 그렇게해서 진짜 기어나왔어요. 차곡차곡 딛고 일어나서 조그만 것이라도 잡게 되면 그게 동아줄이 되요. 그 동아줄을 잡고 일어나는거죠. 처음에 큰 꿈을 이루려고 하면 잘 안될거예요. 그저 자기 일상으로부터 탈출, 거기에서 잡히는 희망. 이런게 중요한거죠.

  철학자 강신주도 말했다. 나중에는 도망치는 스스로의 모습이 너무 비겁해서 분노를 하게 된다고. 결국 스스로를 갉아먹는 시간은 어느 정도 필요한 것이구나 싶다. 좌절감에 묻혀 갉아먹든, 목표에 눈이 멀어 갉아먹든 스스로를 좀먹는 시간이 지나간 후에야 자기를 직면하게 되고, 직면한 후 스스로를 구하게 되나보다. 젊음, 청춘을 떠나 성장이라는 것 자체는 늘 이렇게 고통을 수반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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