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출판사
문학사상사 | 2006-03-24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무라카미 하루키 처녀작이자 자전적 소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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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키의 책을 읽다 보면 괜히 종이와 펜을 찾게 된다. 그의 문체가 마음에 들어서겠지. 비슷하게라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만, 역시나 그런 소소한 것들을 써내려가며 호흡을 조절하는 것은 초보가 쉬이 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


10p.

결국 글을 쓴다는 건 자기 요양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자기 요양을 위한 사소한 시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직하게 자기에 대해 말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내가 정직해지려고 하면 할수록 정확한 언어는 어둠 속 깊은 곳으로 가라앉아 버린다.


31p. 

문명이란 전달이라고 의사는 말했다. 만일 뭔가를 표현할 수 없다면 그것은 존재하지 않는 거나 다름없어. 알겠니, 제로야.


33p. 

남의 집에서 잠이 깨면 언제나 다른 육체에 다른 영혼을 우격다짐으로 구겨 넣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123p. 

거짓말을 하는 건 몹시 불쾌한 일이다.

거짓말과 침묵은 현대의 인간 사회에 만연해 있는 거대한 두 가지 죄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실제로 우리는 자주 거짓말을 하고, 자주 입을 다물어 버린다.

그러나 만일 우리가 1년 내내 쉴 새 없이 지껄여대면서 그것도 진실만 말한다면, 진실의 가치는 없어져 버릴지도 모른다.

(누굴까. 이 구절에 그토록 줄을 그어놓고 강조를 해 놓은 사람들은 어떤 것들이 그렇게 와 닿았던 걸까.)


134p.

“누군가를 좋아해 본 적 있어?”

“그럼.”

“그녀의 얼굴을 기억해?”

나는 세 명의 얼굴을 생각해내려 했지만, 이상하게도 누구 하나 똑똑히 기억해 낼 수가 없었다.

“아니.” 내가 대답했다.

“이상해. 왜 그럴까?”

“아마 그게 편하기 때문이겠지.”


143p. 

모든 건 스쳐 지나간다. 누구도 그걸 붙잡을 수는 없다. 우리는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book link: 쥘 미슐레 - <마녀> , 무라카미 하루키 - <1973년의 핀볼>, <양을 쫓는 모험>, <댄스댄스댄스>



2012.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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