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에 쓰여진 작품이 이렇게나 세련됐을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전후 우리나라 사람들의 생활상과 어지러운 사회를 살아가는 생활상을 세밀하게 묘사했다.

상세하고 적나라한 묘사는 무진의 모습은 물론 도착했을 때의 화자의 심리 상태를 피부까지 전해준다.

묘사의 디테일함은 하루키 저리가라 할 판이고, 어쩐지 안톤 체호프의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 이라는 작품 생각도 난다.

한국 문학을 등한시 했던 스스로를 반성하게 해준 책.

많은 소설가들이 필력을 연마하기 위해 무진기행을 필사한단 얘기를 들었는데 그 이유를 이제야 할 것 같다.

무진기행을 언젠가 꼭 한 번 이상 필사해야겠다.


작가의 말이 인상깊어 남긴다.

소설이란 추체험의 기록,

있을 수 있는 인간관계에 대한 도식,

구제 받지 못한 상태에 대한 연민,

모순에 대한 예민한 반응,

혼란한 삶의 모습 그 자체.

나는 판단하지도 분노하지도 않겠다.

그것은 하느님이 하실 일.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이 의미 없는 삶에 

의미의 조명을 비춰 보는 일일 뿐.



무진기행

저자
김승옥 지음
출판사
민음사 | 2007-08-03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한국 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준 첫 한글세대 소설가 김승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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