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여들의 히치하이킹


이 영화에 대해서 좋다 좋다는 소리를 하도 많이 들어서 언젠간 봐야지 했었다. 그런데 마침 집에서 뒹굴거리다가 영화 소개에서 소개하는 걸 봤는데 더욱 궁금해졌다.

이 영화는 뒹굴거리길 좋아하는 청년들의 무자본 유럽 정복기를 다큐멘터리로 찍어낸 작품이다.

이 무모한 프로젝트는 리더격인 이호재 라는 청년의 발칙한 상상에서 시작되었다.
자신들의 전공을 살려 유럽을 돈을 들이지 않고 1년간 지내다 오자는 것을 골자로 하는데, 세부적인 목표는 이렇다.

  1. 자신들의 전공을 살려 해외 민박집의 홍보영상을 찍어주는 대신 머문다.
  2. 유럽 여행 마지막에는 영국으로 건너가 제2의 비틀즈가 될 뮤지션을 발굴하고 그의 뮤직비디오를 찍는다.
  3. 이 과정을 모두 다큐멘터리로 찍어 영화로 만든다.

이들의 무모해보이기만 하는 이 여정은 아니나 다를까, 그들 말로는 목숨을 걸고 힘겹게 진행된다.

그러나 항상, 포기하려고 할 때 쯤 새로운 기회가 손을 내밀었다.

기백키로를 히치하이킹 만으로 이동하다 지칠 때 쯤 고마운 사람들을 만났고,
쓰레기장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이제 프로젝트를 마치고 돌아갈까 할 때 쯤 첫 일거리가 들어왔다.

그들은 막막함과 절박함으로 첫 호스텔 홍보영상을 제작했고,
이는 유럽 숙박업계에 큰 파장을 낳는다.

점차 유명해지기 시작한 이들은 승승장구하며
최종 목적지인 영국으로 입성을 하게 되고 마지막 목표인 ‘뮤직비디오 찍기’에 도전하게 된다. 마침 한 뮤지션에게 컨택이 와 작업을 승낙했을 무렵 스토리텔러 이호재의 우상인 뮤지션, 아르고가 마지막 앨범을 낸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이호재는 동료의 조언을 구하지도 않은 채 무리해서 그 앨범의 뮤직비디오를 찍고싶다는 메일을 보냈다.
답장은 승낙.

그들은 생계를 위한 일들과 뮤직비디오 작업을 위한 구상, 그리고 아르고의 뮤직비디오 촬영에 정신없는 나날을 보낸다.

하지만 귀국 일정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 그리고 여유로워진 상황이
그들을 다시 ‘잉여’로 만들었고,
런던 생활은 이 ‘다큐멘터리’까지 부질없는 일로 취급하게 만들어버린다.

이호재는 결국 귀국 날짜를 얼마 남기지 않고 자신의 우상에게 뮤직비디오를 마치지 못하겠다는 메일을 보내게 되는데, 그 답장은 그에게 시큰한 무언가를 남긴다.

늙은 우리들에게 미안해 마라.
어차피 은퇴한 우리는, 이제 오래된 선술집에 앉아 맥주나 마시며 스포츠 채널이나 돌려볼 나이다.
뭐, 그러다 너희의 소식을 TV에서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 그럼 옆에서 닉과 데이브가 사람들한테 그러겠지.
“와우! 나 쟤네 만났어. 스스로 잉여인간(SURPLUS)이라 부르는 녀석들.”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야…”

밀려오는 부끄러움에 호재는 아르고의 뮤직비디오를 완성하러, 그리고 초심을 찾으러 홀로 떠난다. 고독과 밀물(?!)과 싸워 너덜거리고 있을 때 쯤, 호재가 출발하자 마자 따라서 같이 출발한 동생들이 말도 안되게 그를 발견한다. 이들은 목숨을 걸고 뮤직비디오를 완성한 뒤 계획대로 귀국을 하며 다큐멘터리는 끝난다.

그들의 도전정신이 어마무지하게 아름다워 보였고, 그들이 이루어낸 결과물이 멋있었다. 그들이 몸으로 깨닳았을 계량할 수 없는 경험이 부러웠다.

그리고 너무나도 인간적인 모습 에 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이 두근두근 했다.

특히 모험이나 해외와는 거리가 너무나도 먼 서른줄의 나이기에 지난 내 20대가 너무 초라해 보이기까지 했다. 지나간 시간을 돌이킬 수는 없는 일이고, 지금의 내 모습에 꼭 필요한 교훈 한가지를 이 영화를 통해 얻게 되었다.

포기하려고 할 때 기회는 찾아온다.

그러니 잘 버텨보자. 강신주가 힐링캠프에서 말했던 ‘근기’

요즘 참 나를 북돋아주는 말들을 많이 듣는 것 같다.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2013)

Lazy Hitchhikers' Tour de Europe 
9.1
감독
이호재
출연
이호재, 이현학, 하승엽, 김휘, 조성익
정보
다큐멘터리 | 한국 | 106 분 | 2013-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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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첫 번째 책을 드디어 다 읽었다.

심오한 내용이 아닌 단편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린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고리타분한 번역 덕분이다.

번역은 거의 직역에 가깝게 되어 있으면서 단어 선택은 정말 잘 사용하지도 않는 단어들로 갖다 붙인 느낌이다.

물론 나의 국문 어휘력이 떨어지는 것도 있지만 문제는 책을 읽다 보면 원본이 가늠이 되었는데,

원문은 간결하고 쉬웠을 것 같다는 거다.

그래서 더 아쉽고 아쉽다.


화자가 느끼는 감정을 정말 세세하게 묘사하는데 대부분의 화자가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남자가 공감할 정도로 디테일하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건조하고 간결한 문체로 세련되게 묘사를 하는 반면,

앨리스 먼로는 감정을 공유할 수 있게 묘사를 하는데, 영어를 제대로 공부해서 꼭 원문으로 읽어보고 싶을 정도다.


이번에 노벨 문학상을 타고 국내에도 더 많이 알려지면서

번역 된 두 권의 책이 엄청 많이 팔리고 있는 것 같은데,

'디어 라이프'도 얼른 읽어봐야겠다.

그건 번역 제발


행복한 그림자의 춤

저자
앨리스 먼로 지음
출판사
| 2010-05-01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먼로는 하나의 단편에 세계 전체를 담아낸다![맨 부커상] [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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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크레딧이 올라가자마자 느낀건

아... 아쉽다...

너무 아쉽다.

정재영의 이야기도

한지민의 이야기도 

아무것도 마무리 짓지 못하고 끝냈다.

한지민은 열심히 노래를 연습했는지 대사하는 내내 목이 쉬어있었던게 기억에 남는다.

그래도 그 손발 오그라드는 노래는 진짜 아니다 싶다.

정재영의 결벽증 연기는 정말.

어디서 따왔다고 하더라도 그들을 능가했다.

결말이 똥. 노래가 똥. 정재영 연기 굿. 한지민 예쁨.

아 아쉽다.



한국판 '로리타'

박해일의 일부러 할아버지 목소리를 내는 발성은 어색했지만 젊은 시절로 돌아가는 장면과 표정연기들은 일품이었다.

김무열의 텅빈, 무기력한, 하지만 거기서 오는 오싹함은 정말.

그리고 김고은 예쁘다.

이 영화에서 참 예쁘게 나왔다.

왜 그렇게 사람들이 열광하는지 이유를 잘 몰랐는데 이 영화를 보고 알았다.

무튼 얼른 책 읽어봐야겠다.





한국판 무간도.

최민식의 악랄한 치열함과,

이정재의 흔들리는 그 감정,

그리고 황정민의 여유.

황정민의 캐릭터가, 그리고 어쩌면 그 연기가 제작진도 아까웠다고 생각했는진 모르겠지만,

신세계 2 는 프리퀄 이라고 한다.

사실,

2가 더 재미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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