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로그에 구글 웹폰트를 적용해놨더니 캐싱 안하는 곳에서는 매번 엄청 느리다는 것을 확인 함. 그래서 결국 시스템에 나눔고딕이 설치되어 있으면 그거 쓰고 아니면 굴림으로 바꾸기로.(CSS 손대기 으어어어) 2014-01-03 14:33:44

이 글은 LoeKohc님의 2014년 01월 03일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원래는 구글에서 웹폰트를 불러다가 나눔 고딕 글꼴을 제공하도록 하고 있었는데,

사파리에서 열 때마다 느려서 그냥 시스템에 있는 글꼴로 볼 수 있도록 다시 설정했다.


로고도 변경했는데, 

해상도가 떨어져서 다시 제작해야 할 듯 하다.


이참에 블로그 디자인도 다 바꾸고 싶은데, 생각보다 대 공사라 엄두가 나지 않는다.

대략적인 컨셉은 1단 스킨에

http://www.minimallyminimal.com

이 홈페이지의 디자인을 살려서 쓰는 것을 목표로.


어떤 것들이 필요할 지 잘 모르겠지만, 일단 해봐야지.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을 읽다가 소설에서 평행 세계관을 처음 접목시킨 책이라 자신의 문학 세계를 더 이해해보고 싶다면 먼저 추천하고 싶다던 하루키의 말에 사서 읽기 시작했다. 내가 읽은 하루키의 작품들은 비교적 최근 작품들이었는데,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는 확실히 젊을 때 쓴 책이라 최근의 작품과는 다르게 러프한 구석이 많다.


나는 하루키의 장편 소설 보다는 에세이나 단편을 더 좋아하는 편인데, 그 이유는 장편 소설에서의 주인공들이 다 비슷비슷하기 때문이다.

멋진 외모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성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는 캐릭터들이 나름의 기준을 가지는 생활 습관을 고수하며 강직하게 살아간다. 그들의 운동 능력이나 요리 실력, 그리고 음악 취향은 두 말할 것 없이 클래식하며 센스 넘친다. 어쩌다 한 번 읽으면 재미있지만 몰아서 보면 물리는 경향이 있다. 조미료 같달까. 그런 하루키의 초창기 작품을 읽으려는 시도는 아마 이 물림이 그 원인이 아닐까 싶다. 

책의 내용은 역시나 또 당연하지 않은 것이 당연하게 여겨져야 하는 독특한 상황 구성으로 전개된다. 아마 작품에 대한 해설이 섞여있는 서평을 읽지 않았다면 나는 이 책이 단순한 판타지 물이라고 생각했을 지도 모르겠다. 원래 해설이 담겨 있는 글을 책을 다 읽기 전에는 - 아니 혹은 읽고 난 후에도 - 잘 읽지 않는 편인데, 그 이유는 책을 읽을 때 그 해설에 편향되어서 책을 읽게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이 주변은 커녕 스스로도 돌아볼 틈 없이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에 대한 이야기 라는 해설을 보지 않았다면 이렇게나 큰 의미로 다가오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에서 주인공이 겪어내는 일들은 앞서 말한 현대인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는데, 복잡한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정신없이 살아내던 주인공은 갑자기 현실과 영원한 이별을 해야 한다. 책을 읽어 내려 가다가 주인공의 처지에 나도 모르게 공감하게 되고, 과연 나도 이렇게 갑작스럽게 지금의 삶에서 떠나게 된다면 과연 남은 시간 동안 무엇부터 할 것인가, 놓치고 살았던 것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자문하게 된다. 침착하고, 이성적이고, 계획적인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의 주인공은 '탈출구'로 머릿속 세계인 '세계의 끝'을 그린다. '세계의 끝'은 현실과는 다른 유토피아를 꿈꾸어 만들어 두었지만, 이 '세계의 끝' 은 흥미롭게도 '마음'이 없을 때나 실현 가능한 것임을 '세계의 끝'에서 깨닫게 된다. 결국 유토피아는 디스토피아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말을 책 두 권으로 설명하면 이런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그 과정이나 깨달음에서 느끼는 디테일함은 단순히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느끼'게 해준다. 

한정된 시간의 모습을 살아가는 주인공의 모습은 지금 내가 삶을 살아내고 있는지도 자문하게 했다. 멈추어 있는 것 같을 때에도 시간은 시시각각 흘러가고 있다. 이렇게 밀도가 높아진 시간 위에선 사소한 것들이 다 새로운 발견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생각 이상으로 나에게 할당된 이 소중한 시간이 나 이외의 요인에게 좀먹히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시간이 어떤 식으로 흘러가든지 간에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의 마음가짐에 따라 의미와 크기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서른을 앞드고 시간에 대해 조금씩 민감해져가는 요즘, 내가 보내는 시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지금 이 책을 만나 이런 생각들을 하게 되어 참 좋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만나는 또 다른 즐거움을 느꼈달까. 

무라카미 하루키가 작품 속에서 설계한 평행 세계들은 ‘뫼비우스의 띠’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리본의 한 쪽 면은 현실 세계가 진행이 되고, 같은 위치의 반대쪽 면은 기묘한 세계가 진행된다. 두 리본은 서로의 반대쪽 세계에 대한 힌트를 주고 받으면서 진행이 되고, 중후반부에는 그 리본이 맞닿는데 그 맞닿는 방향이 뫼비우스의 띠처럼 한 번 틀어진 채 닿는 것이다. 처음 1Q84를 읽으면서 (2권까지) 느꼈던 재미는 바로 여기서 오는 것이었다. 하루키의 음악이나 요리, 문학적 취향은 차치하고라도, 이렇게 연결 장치들을 마련해놓은 변태적인 치밀함이란 정말.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두 세계에 푹 빠지면서 읽어서 재미있었고, 내가 삶을 살아가며 시간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의미 있는 책이었다.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출판사
문학사상사 | 2010-06-14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상실의 시대를 넘어 인간 존재의 문학에 도전한 야심작! 일본 전...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2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출판사
문학사상사 | 2010-06-14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상실의 시대를 넘어 인간 존재의 문학에 도전한 야심작! 일본 전...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지인이 facebook에 올린 'Shinjuku Twilight' 한 곡을  들어보고는 완전히 마음에 들어 찾아보았다.

한국과 일본에서 특히 사랑받았던 재즈 뮤지션이라고 하는데,

앨범 전체를 듣는 도중 익숙한 멜로디가 들려와서 찾아보았더니,

이은미의 '기억 속으로' 라는 노래를 'Into The Memory' 라는 트랙 명으로 연주한 곡이었다.

공부할 때나 책을 읽을 때에도 부담없이 들을 수 있어서 한참 동안은 Eddie Higgins Trio의 앨범들을 귀에 걸고 살 듯 하다.

많은 사람들이 "Bewitched' 앨범을 추천하던데, 한 번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봐야겠다. 




많은 사람들에게 그런 것 같지만,


올해 내가 본 최고의 영화는 바로 <Gravity> 가 아닐까 싶다.


우주를 유영할 수 있는 가장 저렴한 방법, 그래비티 관람하기.
 

우스갯소리로 들리겠지만 틀린 말이 아니다. 

실제로 같이 관람한 여자친구는 어지러워서 보기 힘들었다고 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오랜만에 이미지가 길이길이 남을 영화였다.

보고 나오면서 '대박이다,' '대단하다' 라는 말만 계속 되뇌었던 것 같다.

우주 유영 중 환복을 씬을 위해 1년 6개월동안 트레이닝을 받은 산드라블록도 대단하고,

그 나이에 눈빛과 목소리 만으로도 섹시함을 펑펑 뿌릴 수 있는 조지 클루니도 대단하다.

그 무엇보다 더 대단한 것은 우주의 광활하고 화려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것과 동시에 

소름끼칠 정도의 적막감을 보는 이로 하여금 제대로 느끼게 제작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영화 중후반 부, 그 절대적인 우주의 스케일 속에서 

주인공이 느끼는 무력감에 감정 이입이 되서 후반부에는 마음 속으로 엄청 응원을 했더랬다.

우주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 미니멀리즘을 추구한 용감한 감독에게 박수를 보내며,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있게 추천해 줄 영화가 하나 더 생겼음에 뿌듯하다.


그래비티 (2013)

Gravity 
8.1
감독
알폰소 쿠아론
출연
산드라 블록, 조지 클루니, 에드 해리스, 오르토 이그나티우센, 폴 샤마
정보
SF, 드라마 | 미국 | 90 분 | 2013-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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