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맨

저자
필립 로스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09-10-1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전에는 결코 해본 적이 없는 말을 이 책을 위해 써야겠다. 이...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한 남자의 장례식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그가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담백하게 써내려간다. 

죽음이 다가오는 것을 느끼며 돌아보는 주인공의 삶은 결론적으로는 소중한 사람과의 기억과 그들을 잃어갔던 기억으로 가득 차있다.

사랑했던 사람이나 부모님, 실버 리조트에 같이 지내던 사람들이 건강을 잃어가거나 죽음을 맞이했을 때의 감정은 극으로 치닫는다.

책 전반에 걸쳐 건조한 문체라 더욱 더 이 부분이 두드러지는데, 죽음과 관련된 인상깊은 표현들이 많아 틈틈히 메모하며 읽었다.

특히 주인공의 아버지의 유대인 방식 장례식이 인상깊었다. 친지들이 흙을 한 줌 정도 뿌리는 것이 아니라 직접 삽으로 구덩이를 메워 넣는 것이다.

주인공은 이를 두번째 죽음으로 묘사하며 내 입에 흙이 들어가는 것 같다는 표현을 했다.

주인공의 죽음을 향해 흘러가는 시간을 쫓아가다 보면 주인공에게 감정을 이입하게 된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에 대해 실감을 제대로 하고 싶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명량 (2014)

8.3
감독
김한민
출연
최민식, 류승룡, 조진웅, 김명곤, 진구
정보
액션, 드라마 | 한국 | 128 분 | 2014-07-30
글쓴이 평점  


소재부터 출연진, 그리고 흥행 성적까지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 '명량'

보는 내내 '300'이 생각났다. 

극적으로 보이기 위한 장치들은 결국 조악함과 공감할 수 없는 과장으로 치닫는다.

엉성한  CG 역시 한 몫 거들고 있으며, 인물의 분장에서까지 그 디테일이 떨어진다.

해전 장면은 잠깐 봐줄만 하지만 역시나 억지스러운 요소들은 감출 수 없으며, 고증조차 제대로 되지 않아

왜 그 무서운 '회오리 바다' 에서 조선의 판옥선만 멀쩡히 살아남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촌스러운 카메라 워크와 앵글 역시 한 몫 제대로 하고 있다.


볼 때는 그냥저냥 재미있지만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뒷 맛이 쓰다.

'오락'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무난한 영화겠지만,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쉬움이 많이 남겠다.


엄청난 상영관 점유율은 이런 부정적인 평가에 기름을 붓고 있지만 언론에서는 관련 기사는 티끌만큼도 찾아볼 수 없다.

'최종병기 활'의 표절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김한민 감독.

감독은 이른 흥행 성적에 자랑스러운 인터뷰를 하고 있지만 내 눈에는 소치 올림픽의 소트니코바나 매한가지다.

개봉 전 여러 인터뷰에서 '이순신' 이라는 인물이 주는 무게에 연기가 힘들었다던 최민식의 인터뷰에서는 배신감마저 든다.

여러모로 아쉬운 영화다.



혹성탈출 : 반격의 서막 (2014)

Dawn of the Planet of the Apes 
7.6
감독
맷 리브스
출연
앤디 서키스, 게리 올드만, 제이슨 클라크, 주디 그리어, 케리 러셀
정보
SF, 액션, 드라마, 스릴러 | 미국 | 130 분 | 2014-07-10
글쓴이 평점  


제목 번역 한번 똥이다. 영화를 보고 나서도 이게 왜 반격의 서막인지.

"Dawn of the Planet of the Apes"

'유인원 행성의 서막' 이 더 옳은 표현이다.

원작의 유인원 행성이 어떻게 생성되었는지 그 전초가 된다는 것을 더 잘 설명하는 부제가 되겠다.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이 생명의 경중에 그 중심이 가있었다면

이번 '반격의 서막' 은 공존과 관련된 것이다.

전편에서도  그랬듯이 시저의 묵직한 목소리로 영화의 핵심을 이야기한다.

원작과는 달라진 스토리인데 원작과 이어갈지 안이어갈지는 앞으로 주목할만한 일이다.

과학의 발전이 가져올 디스토피아를 배경으로 한 SF 장르는 쉽게 보고 넘기기 힘들다.

영화같은 일들이 실제로 일어난 경우가 많으니 말이다.

단순한 오락 이상의 의미를 지니는 영화 혹성탈출은 앞으로의 시리즈를 계속 궁금하게 만든다.




변호인 (2013)

The Attorney 
9.6
감독
양우석
출연
송강호, 김영애, 오달수, 곽도원, 임시완
정보
드라마 | 한국 | 127 분 | 2013-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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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늦게 이 영화를 봤다.

영화를 보는 내내 속에서 들들 끓어올랐다.

너무나도 공감되는 송강호가 열연한 캐릭터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겹쳐서 생각되었고, 

영화에 들어가기 전 경고아닌 경고 문구는 오히려 더 감정을 증폭시켰다.

곽도원의 연기도 너무 인상깊었고, 임시완의 의외의 모습을 봤다.

그래도 그것보다 더 강하게 느꼈던 건,

지금의 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

마이클 샌댈의 '정의' 라는 책이 한동안 우리나라를 크게 휩쓸었다. 

얼마전 유희열은 약간은 코드가 변한 'SNL Korea'에 대한 비평에 대해 

"왜 정치풍자가 없고 재미없느냐는 말 많이 듣는다

우리 사회도 그런것들을 할수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라고 얘기했다.

세상은 변하는 중이라고 믿고 싶지다가도 아직은 조금 멀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정말 바닥부터 많은 것들이 바뀌어야 하기에, '변호인' 초반의 송강호처럼 지레 체념할 수도 있지만,

노력한다면 얼마든지 그 결과가 따를 것이라는 희망 역시 가져본다.




그녀 (2014)

Her 
8.5
감독
스파이크 존즈
출연
호아킨 피닉스, 스칼렛 요한슨, 루니 마라, 에이미 아담스, 올리비아 와일드
정보
드라마, 로맨스/멜로 | 미국 | 126 분 | 2014-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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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어떤 모습들이 있을까.

지능이든 인지 능력이든 사고 속도가 월등히 빠른 존재와 사람의 사랑은 어떻게 다를까.

어떤 사람은 컴퓨터에게 사랑을 배우는 남자 이야기라고 했는데,

내가 보기엔 사람이 누군가를 온전히 사랑하는 데 어떠한 것들이 필요한지 보여주는 영화였다.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독특한 방법으로 보여주는 영화 그녀.

극장가에서 조용히 히트 친 이유가 어딘가 결핍된 모습을 보이는 주인공을 자신에게 투영해서 였을까.

글래디에이터의 황제였던 호아킨 피닉스의 실감나는 연기를 통해 주인공의 감정에 한껏 몰입할 수 있었고,

귀에 속삭이는 스칼렛 요한슨의 목소리는 정말 매력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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