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현실에 절망하면 신화에 기대고 싶어한다. 신화는 현실의 반영이 아니라 현실의 부드러운 왜곡이다. 반영이라면 왜곡의 반영이다. 개별적인 무의식의 굼을 공식화함으로써 현실을 넘어가려는 욕망, 그것이 신화를 탄생시키고, 신화를 받아들이게 만든다.
- 이승우, 생의 이면
LoeKohc
- 신화 2014.05.23
- 학문과 지혜의 자세 2014.05.23
- 독서하는 자세 2014.05.23
- 시간 2014.05.23
- 위크엔드 인 파리 (Le Week-end) 2014.5 2014.05.07
신화
학문과 지혜의 자세
학문을 진전시키고 지혜를 높이려면 아홉가지 생각이 필요하다. 볼 대는 똑바로 볼 것. 들을 때는 총명할 것, 얼굴 빛은 온화할 것, 용모는 공손할 것, 말은 충성되게 할 것, 일할 때는 공경할 것, 의심날 때는 물을 것, 분할 때는 참을 것, 재물을 얻을 땐 옳은가를 생각해야 한다.
- 율곡 이이
독서하는 자세
책을 읽을 때는 단정히 앉아서 마음을 모으고 뜻을 극진히 하여 골똘히 생각하고 깊이 연구하여야 한다. 이렇게 해서 글 속에 담긴 뜻을 깊이 이해하고 구절마다 반드시 실천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만일 입으로만 읽고 마음으로 본받지 않거나 행동으로 실행하지 않는다면, 책은 책대로 나는 나대로 되고 말 것이다. 이렇게 책을 읽으면 아무리 많은 책을 읽는다 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
- 율곡 이이
시간
시간은 우리를 늘 쪽팔리게 한다.
우리는 자라지만,
기록은 남기 때문이다.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지만 기록은 정지하기 때문이다.
자라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다면 쪽팔림도 없을 것이다.
반대로 쪽팔림이 없다면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할 것이다.
김중혁, <뭐라도 되겠지>
위크엔드 인 파리 (Le Week-end) 2014.5
황금연휴를 맞아 고향인 부산에 다녀왔다.
내려가는 기차야 여유가 있어 어떻게든 구했는데 문제는 돌아오는 기차.
남은 좌석이라곤 영화칸 밖에 없어서 생각에도 없던 KTX 영화객실을 이용하게 되었다.
우리가 봤던 영화는 "위크엔드 인 파리"
영화 객실에 타기 전에는 영상이 어디에 상영될지, 소리는 어떻게 듣는 것인지 잘 상상이 되지 않았는데
들어가보니 객실 한 가운데에 천장으로 접어 올릴 수 있는 스크린이 있었고 열차 방향마다 빔 프로젝터가 설치되어 있었다.
소리는 별도로 이어폰이 제공된다거나 그런게 아니라 스피커가 뙇.
구포-서울 올라오는 동안 언제쯤 영화가 상영되나 보았더니 동대구 지나면서 부터 객실에 불이 꺼지는거다.
이거 은근 괜찮았다.
그동안 혼자 아이패드나 노트북으로만 영화를 보다가 이렇게 큰 화면으로 불도 다 끈 채 보니 한 번쯤은 경험해볼 만 하다.
KTX 시네마는 이쯤 하고, 영화로 돌아가보면, 비포 선라이즈의 노년 모습이랄까.
하지만 비포 선라이즈의 감성까진 가지 못하고 그냥저냥 볼만한 정도다.
할머니도 귀엽고 할아버지도 귀엽다.
우리 삶은 어쩌다 이리 되었을까,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서로가 있지 않느냐, 정도가 줄거리겠다.
보고나면 귀염터지는 노부부의 모습에 미소가 지어지는 영화.
할아버지의 모습이 어쩌면 내 모습이 될지도 모르겠단 생각에 이래저래 감정 이입이 조금 되기도 했던 것 같다.
우리 삶은 어쩌다 이리 되었을까 한탄하기 전에 열심히 현재를 일구자 싶기도 했다.
뒤 돌아보고 게으르게 살았다는 생각이 들지 않게 무엇을 하기로 했다면 꼭 하고 마무리까지 할 수 있게. 그렇게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