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바다

저자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2-01-2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헤밍웨이가 쓴 감동의 역작!『노인과 바다』는 불운과 역경과 고난...
가격비교


숨막히는 전개. 호흡 조절은 이렇게 하는거다, 라고 보여주는 것 같았다. 온전히 원문으로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12/12/10 1:20 AM 

단어 하나 하나 다 온전한 것으로 보고싶다고 생각했다. 다른 작품들도 다 궁금하다.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것이 이런건가.





사랑을 찾아 돌아오다

저자
기욤 뮈소 지음
출판사
밝은세상 | 2008-11-24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미스터리 속에 인생의 깊은 의미를 녹여낸 기욤 뮈소의 소설! ...
가격비교



예이츠의 시 말고는 남은게 없었던 기욤 뮈소의 사랑을 찾아 돌아오다. 오락 소설이 이런 건가 싶기도 하고. 12/12/8 10:27 PM 


"But I, being poor, have only my dreams, 
 I have spread my dreams under your feet, 
 Tread softly because you tread on my dreams."

 - William Butler Yeats, <He Wishes for the Cloths of Heaven>


"오늘 저녁, 운명과 카르마는 오래전 시작된 이야기의 결말을 두고 언제나처럼 토론 중이었다. 사랑과 죽음의 이야기, 어둠과 빛의 이야기, 여자와 남자의 이야기. 요컨대 삶이 계속되고 있었다."






TV피플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출판사
북스토리 | 2006-04-1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무라카미 하루키 단편집. 일상에서 실재하기 어려운 모험적 상황을...
가격비교




<TV 피플>

17p 아침에는 모든 일이 순조롭게 이루어질듯 느껴진다. 온ㄹ은 이 책을 읽고, 이 레코드를 듣고, 지난번에 받은 편지의 답장을 써야지, 하고 생각한다. 오늘이야말로 책상 서랍을 정리하고, 필요한 물건을 사고, 오랜만에 세차를 해야지, 하고 생각한다. 그러나 시계 바늘이 두 시를 돌고, 세 시로 돌아 점점 저녁에 가까워지면 모든 생각이 허물어지고 만다. 그리하여 나는 결국 언제나, 소파에 누워 어쩔 줄 모른다.

<우리들 시대의 포크로어>

94p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나홀로 여행은 따분한 것이 된다. 젊은 시절은 다르다. 혼자든 둘이든, 어디를 가든 마음껏 즐길 수 있다.

96p 나는 옛날부터 내가 정말 따분한 인간이라고 생각했어. 나는 어렸을 적부터 정도를 벗어나지 못하는 아이였거든. 늘 주위에 틀 같은 것이 보이고, 거기에서 빠져나가지 않으려고 주의하면서 살아왔지. 언제나 눈 앞에 가이드라인 같은게 보여. 친절한 고속도로 같은 것이지. 그 지시대로만 쫓아가면 길을 잘못드는 일이 없지. - 중략 - 문제라 할 만한 문제는 아무것도 없었지. 하지만 나는 내가 살고있는 의미 같은 것을 제대로 포착할 수가 없었어. 성장함에 따라 그런 어정쩡한 기분은 점점 더 강렬해졌지. 나는 무엇을 추구하고 있는지, 그걸 모르겠는거야. 올에이 증후군이지.

<잠>

154p 나는 잠의 테두리 같은 것을 손가락 끝으로 어렴풋하게 느낀다.

156p 시계가 때를 새기는 소리를 들으며 밤이 조금씩 깊어졌다가 다시 옅어지는 모습을 물끄러미 응시하곤 했다.

205p 중요한 것은 집중력이다. 집중력이 없는 인생 따위는 눈만 반짝 뜨고 아무것도 보지 않는 상태나 다름없다.




해변의 카프카(상)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출판사
문학사상 | 2010-04-02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동양의 순문학 소설가에서 세계적 베스트셀러 소설가로 성장한 일본...
가격비교



해변의 카프카(하)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출판사
문학사상 | 2010-04-02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동양의 순문학 소설가에서 세계적 베스트셀러 소설가로 성장한 일본...
가격비교


- 주인공의 삶, 행동, 사고방식이 어쩐지 매력적인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 이야기 자체도 흡입력 있지만, 간결하게 적혀져 있는 짧막한 문장들의 연속이 아동틱하지 않을 수 있다는게 신기하다. 

그래도 몰아서 읽으면 왠지 다 비슷해_


- 어렸을 때부터 나는 언제나 도서관이나 독서실에서 시간을 보냈다. 어린아이가 집에 돌아가고 싶지 않을 때 갈 수 있는 장소란 한정되어 있다. 다방에도 들어갈 수 없고 영화관에도 들어갈 수 없다. 결국 남은 장소는 도서관 밖에 없다. 입장료도 없고, 어린애가 혼자 들어가도 제지당하지 않는다. 의자에 앉아서 책을 실컷 읽을 수 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나는 자전거를 타고 근처에 있는 구립도서관에 갔다. 휴일에도 대부분의 시간은 그곳에서 혼자 보냈다. 많은 이야기를 담은 책이나 소설이나 전기 역사 등 거기 있는 책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 어린이용 책을 대충 읽고 나자, 일반인 서가로 옮겨가서 어른을 위한 책을 읽었다. 잘 이해할 수 없는 책이라도 어쨌든 마지막 페이지까지 독파했다. 책을 읽는데 지치면 헤드폰이 있는 부스에 앉아서 음악을 들었다. 음악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거기에 있는 것을 오른쪽부터 차례로 하나씩 들었다. 나는 그렇게 해서 듀크 엘링턴과 비틀스, 레드 제플린의 음악과 만났다.


- 나는 배낭을 바닥에 내려놓고 의자에 앉아서 그 방에 나를 길들인다.


- 나는 자유다, 라고 생각한다. 눈을 감고, 내가 자유다, 라는 것에 대해 한동안 생각한다. 그 자유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나는 아직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지금 알 수 있는 것은 내가 외톨이라는 사실뿐이다. 혼자 모르는 고장에 와있다. 자석도 지도도 잃어버린 고독한 탐험가처럼. 자유란 이런 상태를 의미하는 것일까? 그것 조차도 잘 모르겠다. 나는 그것에 대해 생각하기를 그만둔다.


- 열람실로 돌아와 소파에 앉아서 다시 버턴판 '아라비안 나이트'의 세계로 돌아간다. 그러자 주위의 현실세계가 영화화면이 페이드아웃 되는 것처럼 조금씩 사러져간다. 나는 나 혼자가 되어 페이지 사이의 세계에 몰입해 간다. 나는 그 감각을 무엇보다도 좋아한다. 


- 아시다시피 벼룩은 골치아픈 존재라서, 한 번 옮으면 좀처럼 없어지지를 않거든요. 나쁜 습관하고 똑같다니까요.


- 내 인생의 선택사항에는 없다.


- 하지만 하나만은 말할 수 있지. 요컨대 어떤 종류의 불완전함을 지닌 작품은 불완전하다는 그 이유 때문에, 인간의 마음을 강하게 끌어당긴다 - 적어도 어떤 종류의 인간의 마음을 강렬하게 끌어당긴다는 거야.


- 인간은 이 세상에서 따분하고 지루하지 않은 것에는 금세 싫증을 느끼게 되고, 싫증을 느끼지 않는 것은 대개 지루한 것이라는 걸. 그런 거야. 내 인생에는 지루해할 여유는 있어도 싫증을 느낄 여유는 없어.


- 모든 것은 상상력의 문제다. 우리의 책임은 상상력의 가운데서 시작된다. 그 말을 예이츠는 이렇게 쓰고 있다. In dreams begin responsibilities. 그 말대로다. 거꾸로 말하면, 상상력이 없는 곳에 책임은 발생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이 아이히만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 음악은 물에 쓸려 흐르는 모래 속에 삼켜져 버리듯 그대로 사라지고 만다. 헤드폰을 벗어놓자 침묵이 들린다. 침묵이란 귀에 들리는 것이다. 나는 그 이치를 안다.


- 내가 원하는 만큼 오래오래 여기에 있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나는 생각한다. 읽고 싶은 책은 서가에 얼마든지 꽂혀있고, 식료품 재고도 충분하다. 그러나 여기가 한 때의 통과지점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나도 잘 알고 있다. 나는 가까운 시일 안에 이곳을 떠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이곳은 너무나도 평온하고,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너무나도 완벽하게 모든 것이 갖추어져 있다. 그것은 지금의 내게는 아직 가질 수 없는 것들이다. 아직 너무 이르다. 아마도.


- 자연이라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부자연스러운 것이고 평온함이란 어떤 의미에서는 위협적인 거야. 그 같은 배반성을 잘 받아들이려면, 그 나름의 준비와 경험이 필요해. 그러니까 우리는 무엇보다도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거리로 돌아가는 거야. 사회와 사람들이 삶을 영위하는 도시로 돌아가는 거야.


- 다무라군, 우리 인생에는 되돌아 갈 수 없는 한계점이 있어. 그리고 훨씬 적기는 하지만, 더 이상 앞으로 나갈 수 없는 한계점도 있지. 그런 한계점에 이르면 좋든 나쁘든 간에 우리는 그저 잠자코 그것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 우리는 그렇게 살고 있는거야.


- 사에키씨는 살짝 미소 짓는다. 그 미소는 잠시 그녀의 입가에 여운을 남긴다. 그것은 움푹 파인 곳에 마르다 남아 있는 여름날 아침의 더위와, 먼지를 가라앉히려고 뜰에 뿌려놓은 물의 흔적을 연상케 한다.


- 순수한 현재라는건 미래를 먹어가는, 과거의 붙잡기 어려운 진행이다. 사실은, 모든 지각은 이미 기억이다. by 앙리 베르그송


- “신이란게 어떻게 생겼고, 어떤 일을 하고 있지?” “나는 그런 것은 잘 모르지만, 아무튼 신은 신이라구요. 온갖 곳에 신이 있어서 우리가 하는 일을 보고 있다가, 옳고 그름을 판단하신 다구요.” “그렇다면 축구 심판 아냐?”


- 아무도 없는 아침의 도서관에는 무언가 감동적인 것이 있다. 모든 말과 사상이 거기서 조용히 쉬고 있다.


- 도와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 힘으로 살아나갈 수밖에 없었어요. 그러기 위해선 강해져야 합니다. 무리에서 외따로 떨어진 까마귀나 같죠. 그래서 저는 카프카라는 이름을 저에게 붙였습니다. 카프카란 체코 말로 까마귀라는 뜻입니다.


- 무언가를 경험하고, 그것에 의해 우리 내부에서 무언가가 일어납니다. 화학작용 같은 것이지요. 그리고 그 후에 우리는 자기 자신을 점검하고, 거기에 있는 모든 눈금이 한 단계 위로 올라간 것을 알게 됩니다. 자기의 세계가 한 단계 더 넓어졌다는 것을요. 


- 착각이라는 거 그것에 대해서 생각하면 할수록 더 크게 부풀어 올라 더욱 확실한 형태를 갖게 마련이다.


- 인간에게 정말로 중요한 것은, 정말로 무게를 갖는 것은, 어떻게 죽느냐 하는 것이다, 하고 청년은 생각했다. 어떻게 죽느냐에 비한다면 어떻게 사느냐 같은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사람이 어떻게 죽느냐를 결정하는 것은 역시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


- 침묵이 너무 깊어서, 귈르 ㄹ기울이면 지구가 회전하는 소리까지 들릴 것 같았다.


- “말로 설명해도 올바로 전달되지 않는 건 아예 말하지 않는 게 제일 좋지.” “가령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그럴까요?”하고 나는 반문한다. “그래. 설령 자기 자신에게도 말이야. 자기 자신에게도 아마 아무것도 설명하지 않는게 좋을 거야.”


- “우리는 모두 여러 가지 소중한 것을 계속 잃고 있어. 소중한 기회와 가능성, 돌이킬 수 없는 감정. 그것이 살아가는 하나의 의미지. 하지만 우리 머릿속에는, 아마 머릿속일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것을 기억으로 남겨두기 위한 작은 방이 있어. 아마 이 도서관의 서가 같은 방일거야. 그리고 우리는 자기 마음의 정확한 현주소를 알기 위해, 그 방을 ㅜ이한 검색 카드를 계속 만들어나가지 않으면 안 되지. 청소를 하거나 공기를 바꿔 넣거나, 꽃의 물을 바꿔주거나 하는 일도 해야하고. 바꿔 말하면, 넌 영원히 너 자신의 도서관 속에서 살아가게 되는 거야.”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출판사
문학사상사 | 2006-03-24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무라카미 하루키 처녀작이자 자전적 소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가격비교



- 하루키의 책을 읽다 보면 괜히 종이와 펜을 찾게 된다. 그의 문체가 마음에 들어서겠지. 비슷하게라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만, 역시나 그런 소소한 것들을 써내려가며 호흡을 조절하는 것은 초보가 쉬이 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


10p.

결국 글을 쓴다는 건 자기 요양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자기 요양을 위한 사소한 시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직하게 자기에 대해 말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내가 정직해지려고 하면 할수록 정확한 언어는 어둠 속 깊은 곳으로 가라앉아 버린다.


31p. 

문명이란 전달이라고 의사는 말했다. 만일 뭔가를 표현할 수 없다면 그것은 존재하지 않는 거나 다름없어. 알겠니, 제로야.


33p. 

남의 집에서 잠이 깨면 언제나 다른 육체에 다른 영혼을 우격다짐으로 구겨 넣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123p. 

거짓말을 하는 건 몹시 불쾌한 일이다.

거짓말과 침묵은 현대의 인간 사회에 만연해 있는 거대한 두 가지 죄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실제로 우리는 자주 거짓말을 하고, 자주 입을 다물어 버린다.

그러나 만일 우리가 1년 내내 쉴 새 없이 지껄여대면서 그것도 진실만 말한다면, 진실의 가치는 없어져 버릴지도 모른다.

(누굴까. 이 구절에 그토록 줄을 그어놓고 강조를 해 놓은 사람들은 어떤 것들이 그렇게 와 닿았던 걸까.)


134p.

“누군가를 좋아해 본 적 있어?”

“그럼.”

“그녀의 얼굴을 기억해?”

나는 세 명의 얼굴을 생각해내려 했지만, 이상하게도 누구 하나 똑똑히 기억해 낼 수가 없었다.

“아니.” 내가 대답했다.

“이상해. 왜 그럴까?”

“아마 그게 편하기 때문이겠지.”


143p. 

모든 건 스쳐 지나간다. 누구도 그걸 붙잡을 수는 없다. 우리는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book link: 쥘 미슐레 - <마녀> , 무라카미 하루키 - <1973년의 핀볼>, <양을 쫓는 모험>, <댄스댄스댄스>



2012. 11월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