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두번째 책. 유머가 드글드글하다. 뻔한 얘기들도, 의외의 얘기들도 가득 실려있다. 계발서니 행복에 대한 책이니 다 지겨운 사람이라도, 무언가 찌들어 있다는 생각에 조차 찌들어 있는 사람들에게 강추.
- 행복을 전하기 위해 행복에 관한 책을 썼지만, 정말 행복이 절실하게 필요한 이들이 과연 이 책을 읽을 것인가?
: 소아과 의사시절
자기 아이를 꼬박꼬박 예방접종 맞추러 데려오는 사람들은 자녀를 잘 돌보는 부모이기 때문에 의사가 별 필요없다. 역시 건강한 삶을 위해 건강TV 프로그램을 챙겨보는 사람 역시 마찬가지다. 결국 늘 잘못된 대상을 붙들고 사설을 늘어놓고 있는 셈이다. 이미 제 발로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교회를 찾아온 사람들에게 설교하려는 설교자처럼 말이다. 전화 마케팅으로 보청기를 판매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지.
- 행복의 반대말은 아무것도 느낄 수 없는 상태이다.
- 네잎 클로버의 특징은 단 한가지, 세잎 클로버보다 드물다는 것. 우리는 스스로 행복을 보기드문 대상에 연결시키고선 자주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고 억을해한다.
- 시간이 흐를수록 영혼은 생각의 색깔로 물든다. by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 휴식이란 힘든 일을 해치우고 맞이할 때만 좋은 법이다.
- 몰입(flow)의 핵심은 집중. 일에 완전히 집중하여 무아지경에 이른 상태, 즉, 능동적 수동성이다.
- 배부름은 안주하게 한다. 배부른 사람보다 배고픈 사람이 많을 때 혁명은 일어난다.
- 우리는 작은 행복에 만족하다간 큰 행복을 놓치게 될까봐 수많은 작은 행복의 순간들을 그냥 흘려보낸다. 그리고 큰 행복만 기다린다.
- 화는 나누면 두 배가 된다. 부정적 감정들은 우리가 어리석은 일을 하지 않도록 경고하고 과부하를 예방해주지만 일단 메시지를 이해하고 난 다음에는 더이상 그런 감정 자체를 키울 필요가 없다. 자주 화를 내면 더 쉽게 끓어 오른다. 화가 다니는 길이 닦이는 것이다.
- 화를 내지 않으면 화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 우리가 '성공'으로 정의하는 것은 나이와 상당부분 관계가 있다. 인생은 돌고 돈다. 1살짜리 아기의 성공은 대소변을 가리는 것이고, 25세에는 성행위, 50세에는 돈이 성공이며, 75세에는 여전히 성행위를 하는 것이, 그리고 90세에는 다시 대소변을 가리는 것이 성공이다.
- 보유효과 (Endownment): 사람은 자신이 소유한 물건을 자기 소유가 아닌 비슷한 물건보다 더 귀중하게 여긴다. by Richard Thaler
- 거지는 백만장자를 부러워하지 않는다. 자신보다 조금 돈이 많은 거지를 부러워할 뿐. by Bertland Russell
- 우리는 자기 자신에게 타인으로부터 들었다면 절대로 용납 못할 말들을 스스로에게 퍼붓는다. 우리가 자신을 남보다 못하다고 여기는 이유는 우리가 남들보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 더 많이 알기 때문이다.
- 우리는 누구나 강점과 약점이 있다. 많은 이들이 자신의 모자란 부분을 채우기 위해 애쓰지만 열심히 개선해봐야 중간 정도에 그칠 뿐이다. 반면 자기 강점을 더 강화시키면 최고가 될 수 있다.
워낙 매체나 지인의 입을 통해 들어온 얘기들이라 새삼 새롭게 다가오지는 않았지만, 이 아저씨는 정말 이야기꾼이다. 이야기가 꼬리의 꼬리를 물듯이 진행된다. A를 얘기하다 B와 C를 얘기하고, B와 C를 비추어 볼 때 A의 이유가 바로 A' 이다! 라는 식이다.
[1부 - 기회] - 캐나다의 1월생 하키 선수들이 많은 이유는 선수 선발 시기를 기준으로 봤을 때 가장 오래 연습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 성공한 사람들은 자신의 일에 적어도 1만 시간을 투자했다는 점. 그리고 그들이 태어난 시기가 그들이 하려했던 일과 잘 맞아 떨어졌다는 점. - 지능 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는 것. IQ로는 측정할 수 없는 상상력의 힘과, 이들의 지식(능력)을 발휘할 환경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실용적 지능이 그들의 성공을 좌우했다는 것. 그리고 이러한 실용적 지능은 이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공동체 생활을 충분히 겪었을 때 가능하다는 것. 저자는 이 차이가 경제적으로 그리고 스케쥴 상으로도 지원이 가능한 환경일 때 발전했다는 논거를 들어놓고 끝에는 말을 바꾼다. 무튼 이런 가정환경에 있는 사람이 자신이 누릴 수 있는 권리를 무리없이 획득할 수 있다고 한다. 가난하고 교육이 덜 된 집안환경에서 자라는 경우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는데 소극적 태도를 보이며 결국 이는 자신의 능력을 펼칠 기회를 만드는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 '자연 양육'이 '집중 양육'과 어떻게 차이나는지 읽다가 내가 '자연 양육'에 가까운 것 같단 생각에 조금 더 흥미롭게 읽었다. 144p 혼자서 성공하는 사람은 없다. 그들의 성공은 특정한 장소와 환경의 산물이다. 155p 그들은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겠다는 희망따위도 없이 앞날이 뚜렷하지 않은 분야를 선택했다. 하지만 그들이 선택한 분야에서 그야말로 붐이 일어났고, 그들은 이미 1만시간의 훈련을 치른 다음이었다. 그들은 완벽하게 준비가 되어 있었다. 165p 성공에 반드시 필요한 기회가 늘 우리 자신이나 부모에게서 오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살고 잇는 시대로부터 온다. 역사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특정한 시간과 공간 속의 특별한 기회에서 오는 것이다.
[2부 - 유산] - 특정인의 성격, 행동 양식은 그 사람의 정서적 안정, 지적 수준, 신체적 요소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206p 문화적 유산의 힘은 강력하며 뿌리깊게 박혀있어 오래도록 지속된다. 또한 문화적 유산은 세대를 넘어 지속되는 것은 물론 그것을 탄생시킨 경제적, 사회적 배경이 소멸된 이후에도 살아남는다. 나아가 우리가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을 결정함으로써 우리의 태도와 행동을 결정한다. 이러한 행동은 사회적 유산을 통해 세대를 뛰어넘어 전달된다. 억양이 시간의 흐름을 넘어 전해지는 것처럼 말이다. 283p 성공은 대개 보통 사람이 30초만에 포기하는 것을 22분간 붙잡고 늘어지는 끈기와 지구력, 그리고 의지의 산물이다.
책을 다 읽고나서 들었던 첫 생각은 성공에 관한 것이 아니라 수치를 다루는 것에 관한 것이었다.
통계 자료를 이런 식으로 활용할 수도 있구나, 혹은, 생각지도 못한 것들을 논거로 끌어오기 까지 많은 공부가 있었구나 싶었다.
그러다 쉽게 동의하지 못하는 주장이 있어, '어라? 앞에 이야기들도 덮어놓고 다 맞다고 보긴 힘들 수도 있겠는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사한 자료가 충분치 못해서인지 다소 엉뚱한 주장을 하는 것을 보며, 문득 논문을 써내는 것은 어떤 것인가에 대해 생각했다.
보통은 주장을 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실험 결과를 분석한 내용을 써내려 간다. 그렇다면 이 실험 결과들은 의미있는 수치를 발견해낸 것인가, 아니면 수치를 분석해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인가가 되는데, 이 둘은 생각 이상으로 큰 차이가 있다.
전자든 후자든 아웃라이어에서와 같은 오류를 범할 수는 있지만 후자쪽이 조금더 무언가 억지로 쥐어짜는 느낌이랄까.
쥐어짜지 않기 위해 의도한 대로 시나리오를 구성해서, 새로운 주장을 읽는 이도 큰 어려움 없이 이해할 수 있는 논문이 좋은 논문이라고 생각하는데, 요즘 내가 쓰려는 논문은 과연 어떤 쪽에 가까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