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운 주말이다. 그루와 태봉이는 털을 고르고 있고 나는 아이패드로 즐겨찾는 블로그에 올라온 글들을 읽고 있다.
문구에 대한 글을 읽다가 라미 2000 (내 위시 펜) 과 관련된 글을 보았다.
반사적으로 제목을 보자마자 클릭했는데 내용은 황당했다.
자기는 캡으로 된 펜과 스크류로 된 펜을 같이 들고다니지 않는데 새로 영입한 만년필 덕 (스크류 방식의) 에
라미 2000을 들고다니기가 애매해졌다는 것이다.
정말 사소한 것으로 장황하게도 썼다 싶다가, 원래 그렇게 쓰고 싶은 주제로 글을 쓰는 것이
글쓰기의 목적이자 즐거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나는 글쓰기를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재보다 잿밥에 관심이 많은 요즘이다.
글을 쓸 생각은 하지 않고 글쓰기 좋은 맥 어플이나 키보드, 필기구, 노트 등을 알아보기 일쑤고, 정작 글을 잘 쓰기 위한
훈련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
라미 2000을 들고다니기 힘들어 졌다는 그 블로거는 내가 비판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오히려 보고 배웠어야 할 사람이다.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마음껏 하고싶은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