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부터 출연진, 그리고 흥행 성적까지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 '명량'
보는 내내 '300'이 생각났다.
극적으로 보이기 위한 장치들은 결국 조악함과 공감할 수 없는 과장으로 치닫는다.
엉성한 CG 역시 한 몫 거들고 있으며, 인물의 분장에서까지 그 디테일이 떨어진다.
해전 장면은 잠깐 봐줄만 하지만 역시나 억지스러운 요소들은 감출 수 없으며, 고증조차 제대로 되지 않아
왜 그 무서운 '회오리 바다' 에서 조선의 판옥선만 멀쩡히 살아남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촌스러운 카메라 워크와 앵글 역시 한 몫 제대로 하고 있다.
볼 때는 그냥저냥 재미있지만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뒷 맛이 쓰다.
'오락'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무난한 영화겠지만,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쉬움이 많이 남겠다.
엄청난 상영관 점유율은 이런 부정적인 평가에 기름을 붓고 있지만 언론에서는 관련 기사는 티끌만큼도 찾아볼 수 없다.
'최종병기 활'의 표절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김한민 감독.
감독은 이른 흥행 성적에 자랑스러운 인터뷰를 하고 있지만 내 눈에는 소치 올림픽의 소트니코바나 매한가지다.
개봉 전 여러 인터뷰에서 '이순신' 이라는 인물이 주는 무게에 연기가 힘들었다던 최민식의 인터뷰에서는 배신감마저 든다.
여러모로 아쉬운 영화다.